실화 사건에서 설비의 상태를 자료로 밝혀 책임의 범위를 좁힌 사건
선고유예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십수 년째 같은 자리에서 운영해 온 작은 가게에서 영업을 마치고 문을 닫은 뒤 몇 시간 지나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이 곧바로 밝혀지지 않았다. 불이 시작된 자리에는 몇 해 전에 손을 본 배선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건 개요
화재가 그 가게에서 시작된 사실은 다투어지지 않았다. 쟁점은 그 원인이 의뢰인의 부주의에 있었는지, 아니면 설비 자체에 있었는지였다.
✔ 불이 시작된 지점이 어디인지
✔ 그 자리의 설비가 어떤 상태였는지
✔ 의뢰인이 확인할 수 있었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의뢰인은 십수 년째 같은 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해 왔다. 건물은 지은 지 오래되었고 전기 설비는 임대인이 관리하는 부분과 의뢰인이 설치한 부분이 섞여 있었다. 몇 해 전 누전으로 한 번 손을 본 적이 있었고 그때 작업한 업체의 기록이 남아 있었다.
화재는 영업을 마친 뒤 몇 시간 지나 발생했다. 의뢰인은 마지막으로 나가면서 기기의 전원을 내렸다고 기억했지만 그것을 보일 자료는 없었다. 조사에서는 전원을 내리지 않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방향의 질문이 이어졌다.
곤란했던 것은 시간이었다. 현장은 정리되기 시작했고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 의뢰인이 한 설명이 이후 절차 전체의 기준이 될 상황이었다.
의뢰인이 먼저 하려던 일은 기억나지 않는 부분까지 확실한 것처럼 말해 두는 것이었다. 조사에서 모르겠다고 하면 불리해 보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감정 결과와 어긋나면 그 하나로 나머지 설명까지 무너진다.
조력 포인트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확정적인 설명을 하지 않도록 정리하고, 그동안 설비의 이력을 자료로 모으는 데 집중했다.
조력 포인트 | ① 확정적 진술의 보류
기억나지 않는 부분까지 단정해 말하려던 것을 멈추게 했다. 감정 결과와 어긋나면 그 하나가 전체를 무너뜨린다.
확인된 것과 기억에 의존하는 것을 나누어 적게 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하는 편이 안전한 자리가 있다.
조력 포인트 | ② 설비 이력의 확보
몇 해 전 배선 작업을 한 업체의 견적서와 작업 내역을 확보했다. 그 자리가 이미 한 번 문제가 있었던 곳이라는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건물 전체의 점검 이력도 임대인 쪽에서 확인했다.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다는 점이 이 사건에서 중요한 사정이었다.
조력 포인트 | ③ 조문 적용의 구분
「형법」 제170조가 정한 과실로 인한 경우와 제171조가 정한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의 경우가 어떻게 나뉘는지를 먼저 정리했다.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안의 무게가 달라진다. 뭉뚱그리지 않고 나누어 다투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조력 포인트 | ④ 통상적인 사용의 입증
같은 기기를 같은 방식으로 써 온 기간과 그동안 문제가 없었다는 사정을 정리했다. 사용 방식 자체에 특별한 위험이 없었다는 점을 보였다.
인근 가게의 사용 형태와도 비교했다. 유별난 방식이 아니었다는 점은 이런 대조로만 보일 수 있다.
조력 포인트 | ⑤ 인명 피해 여부의 확인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 「형법」 제267조가 정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는 이 사안에서 문제 되지 않았다.
이 부분이 확인되면서 사안의 범위가 분명해졌다. 무엇이 문제 되지 않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도 필요한 작업이다.
조력 포인트 | ⑥ 피해 회복의 병행
보험 처리와 인접 점포에 대한 배상 협의를 절차와 나란히 진행했다. 실제로 회복이 이루어진 부분을 자료로 남겼다.
형사 절차와 배상은 별개로 움직이지만,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대로 사정이 된다. 미루지 않고 병행한 것이 도움이 됐다.
인접 점포와의 협의는 금액보다 순서가 중요했다. 먼저 피해 범위를 함께 확인한 뒤에 금액을 이야기하도록 자리를 나눴다.
협의 내용은 그때마다 서면으로 남겼다. 구두로만 정리하면 이행 단계에서 다시 다투게 되고, 그 다툼이 형사 절차에까지 그림자를 남긴다.
결과
법원은 설비의 상태가 원인에 겹쳐 있었던 사정과 피해 회복 경과를 고려해 선고를 유예했다.
• 불이 시작된 자리에 이전 작업 이력이 있었던 점
•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던 사정이 기록으로 확인된 점
• 감정 결과 전에 단정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점
화재 사안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대개 그날의 기억이 아니라 그 자리에 남아 있던 설비의 이력이다. 그리고 그 이력은 현장이 정리되기 전에만 온전히 확인된다. 이 사건에서 축이 된 것은 몇 해 전 작업 업체가 남긴 견적서 한 장이었다. 다만 이 결과는 그 서류가 보관되어 있었기에 가능했고, 사정은 사건마다 다르다. 설비를 손보면 그 기록을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하고, 원인이 확인되기 전에 단정해 말하지 않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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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법령
본 글은 법무법인 KB 홍민호 대표변호사가 검토·감수했습니다. · 법령 기준일 2026년 08월 13일
※ 본 사례는 법무법인 KB가 다루는 사건 유형을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예시이며, 특정 실제 사건과 무관합니다. 사건의 결과는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뢰인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사실관계가 일부 재가공되거나 각색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